많은 부모님들이 처음 저와 연락하실 때, "거기가 라운드락에 있는 한글학교 맞나요?" 이렇게 많이 물어보십니다. 그럼 저는 "예, 맞습니다. 토요학교의 디렉터입니다" 라고 답을 하지요.
저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을 토요학교라고 지었습니다. 이유는 첫째, 토요일에 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꼭 한국어 교육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어도 배우고, 예전엔 스페니쉬 클래스도 수학 클래스도 있었고, 음악, 미술, 성경, 과학등 다양한 과목이 있었기때문입니다. 그래도 한국어반들이 많은 시간을 차지하긴 합니다.
한편, 대부분 한국인들이 하는 주말 언어학교는, "한글학교"라고 부르는데, "한국어"학교라고 부르지 않고 왜 한글 학교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누군가의 질문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한글은 엄격히 한국어에서 사용하는 알파벳이지, 한글 자체가 한국어는 아니긴 하지요. 영어와 로만 알파벳이 동일한 것이 아닌것 처럼.
이에 대해서 어떤 이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존경의 마음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고, 다른이는 "한글"은 한국어라는 언어만 유일하게 쓰는 문자체계이므로 두 단어를 호환해서 쓰는 것이 별 문제 없다라고도 말했습니다. 또 어떤 분은, 한국 사람들이 문자 교육을 중요히 여기므로 말하는 언어 한국어 보다 쓰고 읽는 언어 한글을 강조한게 아니냐고도 설명하더라구요.
저는 위의 모든 설명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쓰는 부모님 아래서 한국"말"을 습득한 취학전 아이들이 "글"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므로, "한글"학교에 다니게 되니까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어 배우는 곳에서는 "한글"보다는 "한국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글학교, 한국어 학교, 한국학교, 모두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조직들을 이끄는 분들의 의미 부여, 생각, 강조점에 따라서 다 좋은 이름들이 될것입니다.
한편, "한글"이란 단어를 볼때 가끔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 일본에서 1년간 공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일본 한 주간 신문의 기자로 일했던 퇴직기자분과 학생들이 이야기 나눴던 적이 있었는데, 그분에게서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NHK에서 한국어 학습 교재를 만들 때 제목을 "한국어"로 해야하는지 "조선어"로 해야하는지 많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한국어로 하자니 북한이 신경쓰이고, 조선어로 하자니 남한 신경쓰이고. 그래서 고민끝에 "한구루( 가타가나로 한글 발음)"라고 교재명을 정했다고 하더라구요. 북한에서도 한글을 한글이라 부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